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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여행

민주지산에서 삼도봉까지 내달리다

사순시기 금주기간을 무사히 끝내고 부활절 새벽같이 민주지산을 향하는 산악회 버스에 몸을 얹었습니다. 2월1일부터 딱 두달간의 금주로 특별한 운동도 없이 6kg이나 자연감량~이게 다 술뱃살때문인게지. 아뭏든 무사히 사순시기 금주기간을 마무리하는 기념으로 나 홀로 민주지산-삼도봉 산행에 나섰습니다. 역시나 나 홀로 산행의 패턴은 '잔뜩 찌푸린 날씨'로 함께 하네요.

이미 산 중턱에 버스는 도착했고 도마령 고개에서 산들머리가 시작됩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산악회 지정A코스로 도마령-각호산-민주지산-석기봉-삼도봉-물한계곡-황룡사 코스로 15km 코스~. 늘 그렇듯 오늘도 나만의 페이스로 각호산을 향합니다. 날씨가 매우 흐린때문에 조망은 좋지를 않고 그저 앞으로 가야할 산행코스만 바라보고 달리듯 산을 오릅니다.

도마령에서 각호산을 오르는 코스는 조금 가파르긴 해도 가평 명지산 사향봉코스를 생각하면 그리 힘겨운 코스는 아닙니다. 약1.2km로 고도차 360m의 계속되는 오르막으로 등줄기에 땀이 차기 시작할 즈음이면 각호산에 도착하게 됩니다. 32분 걸렸네요.

아직 셀카는 어렵습니다. 며칠전 스마트폰을 A/S하고 나니 카메라 셀카컷이 바뀌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 봅니다. 각호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날씨탓에 영 아닙니다. 능선의 줄기끝에 민주지산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흐릿하게 석기봉이 보입니다. 삼도봉은 가늠할 수가 없네요.

어설픈 인증샷을 하고 민주지산으로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오름이 심한 만큼 각호산 내리막도 다소 급하긴 하나 축령산에서 서리산으로 내려서는 코스에 비할 바는 못됩니다. 이후 능선은 지나치게 평범하고~날씨가 좋으면 조망이 참 좋았으련만...

지나온 각호산 정상에 함께 산악회 버스를 타고온 산객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후 민주지산으로 향하는 능선은 단조롭기만 합니다. 하남 검단산에서 용마산으로 가는 코스와 흡사하고~

석기봉이 조금 더 가까이 보이네요. 여전히 흐린 날씨 속에 능선의 단조로움만 계속됩니다. 오르내리막이 그리 심하지도 않고, 오늘따라 인적도 드물고..

십자로갈림길도 지나고 쪽새골갈림길도 지나 무인대피소를 통과 오늘의 1차 목표점인 민주지산에 도착합니다. 도마령에서 10시25분에 출발 민주지산 정상에 11시29분에 도착, 4.4km 1시간24분 걸렸네요. 앞 선이도 뒤따라오는 이도 없기에 홀로 셀카놀이로 잠시 숨을 돌립니다. 

물 한모금도 축이지 않고 석기봉으로 내달리기로 합니다. 석기봉에서는 배낭에 고이 간직한 블랙커피를 우아하게 한 잔 하리라~

석기봉 바로 밑에서 로프구간을 피해 삼두마애불 코스로 우회합니다. 하지만 우회로가 더 어려운 것같네요. 아직 녹지않은 얼음길~삼도마애불에서 잠시 암반수로 목을 축이고 석기봉에 오릅니다.

석기봉에서의 조망도 영 시원치 않고, 지나온 민주지산만이 선명히 눈에 들어올 뿐...황악산도 희미하고, 덕유산 방향은 도무지 육안으로 구분이 되지 않네요. 앞으로 가야할 삼도봉코스는 그나만 가까운지라~~블랙커피는 삼도봉에서 마시기로 하고..

눈앞의 삼도봉보다 지나온 석기봉이 눈에 더 잘들어옵니다.

 1시7분, 도마령을 출발한지 2시간12분 걸려 그렇게 충청북도, 전라북도와 경상남도가 연접한 백두대간 삼도봉에 오릅니다.

셀카도 좀 찍어 보지만 영 시원치 않아 다른 산객에게 한 컷을 부탁하기도~~

각호봉에서 삼도봉까지 땀흘리며 달려왔건만 여전히 날씨가 도와주질 않네요. 역시 휼륭한 날씨는 젬마와 함께할 때 뿐인가 봅니다. 그냥 하산하기로 합니다. 백두대간 삼마골재에서 물한계곡쪽으로 하산~결국 블랙커피는 물한계곡에서 마시기로~

물한계곡은 명지계곡과 흡사하게 깊고 길긴 해도 오히려 명지계곡이 잘 보존되어 있어 명지계곡에 한 표~

음주암폭포를 지나 징검다리에서 물한계곡 물에 발이라도 담가 쉬려하다 얼음장같은 찬기운에 포기~블랙커피도 포기.

주차장까지 1시간30분이 채 안걸려 산악회버스에 도착. 오늘의 민주지산 나 홀로 산행을 마칩니다. 딱4시간이 걸렸네요. 너무 달렸나 봅니다. 차가 출발하는 5시까지 뭐하지~젬마는 한 번도 올라갔다 오라고 카톡!!! 블랙커피를 마시며 함께 온 산악회 산객들을 무한정 기다려 봅니다.